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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도 아닌데.. 장어-에어컨 5월 매출 껑충

입력
2017.06.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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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월간 매출 1위가 에어컨

장어는 지난해보다 104% 늘어

수박-참외 등 과일 판매도 껑충

4일 롯데 하이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에어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롯데 하이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에어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상윤(36)씨는 지난달 하순 가까스로 에어컨을 구매할 수 있었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당초 지난달 중순쯤 에어컨을 구입하려 했지만, 최신 기능이 장착된 제품은 공급이 달려 일주일 넘게 기다려야 했다. 그는 “업체별로 할인행사가 많은 한 여름에 더 싸게 사고 싶었지만,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는 어린 아이들을 생각해 구매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5월부터 시작된 더위가 소비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예년 같으면 한 여름에 수요가 급증하는 에어컨, 맥주, 보양식, 여름과일 등의 매출이 올해는 5월부터 크게 늘어난 것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선 5월 한 달 간 에어컨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6.2% 급증하면서 전통적 인기 상품인 라면, 맥주 등을 제치고 모든 상품군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에어컨이 5월에 월간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은 1993년 이마트 개점 이후 처음이다. 선풍기 역시 5월 매출이 약 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달 날씨가 이례적으로 더웠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평년(17.2도) 보다 1.5도 높은 18.7도를 기록,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더웠다. 평균 최고기온도 25.4도로 역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여름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구매하기 어려웠던 데 따른 학습효과 때문에 올해는 미리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식ㆍ음료 매출에도 더위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여름이 판매 성수기인 맥주는 지난달 이마트에서 매출이 28.5% 증가하면서 전체 상품군 중 에어컨에 이어 매출 2위를 차지했다. 보통 7월 이후에 주로 팔리는 보양식도 올해는 5월부터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에서 지난달 장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1% 급증했고, 가정간편식인 피코크 삼계탕 매출도 63.3%나 뛰었다. 대표적인 바캉스 나들이 식품인 삼겹살도 5월 매출이 15.3% 증가하는 등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5~10%가량 올랐다.

여름 과일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이 6.8%, 자두가 99.4%, 참외가 9.7%의 매출 신장세를 보인 반면 연중 고르게 팔리는 사과와 토마토는 매출이 각각 9.3%, 14.5% 줄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더위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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