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문뜩’ ‘깜박/깜빡’ ‘꼼작/꼼짝’ ‘등살/등쌀’ 중에 바른 것은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위의 단어들은 모두 바른 단어들이다.
지난주에도 소개했지만 한글맞춤법 제5항에는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는 뚜렷한 까닭 없이 된소리가 나는 경우 된소리로 적는다고 나와 있다. ‘ㄴ ㄹ ㅁ ㅇ’과 같은 유성음 받침 뒤에서는 예사소리가 필연적으로 된소리로 발음되지 않기 때문에 된소리로 발음된다면 발음 그대로 된소리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단어들은 첫음절이 ‘ㄴ ㅁ ㅇ’ 받침이어서 다음 음절의 예사소리가 필연적으로 된소리로 발음되지 않음에도 [문뜩] [깜빡] [꼼짝] [등쌀] 등의 된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표기도 ‘문뜩’ ‘깜빡’ ‘꼼짝’ ‘등쌀’로 적는다.
그런데 ‘문뜩’ ‘깜빡’ ‘꼼짝’과 함께 ‘문득’ ‘깜박’ ‘꼼작’의 단어들도 표준어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데, 이는 ‘문득/문뜩’ ‘깜박/깜빡’ ‘꼼작/꼼짝’이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어감의 차이가 있어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뜩’ ‘깜빡’ ‘꼼짝’은 ‘문득’ ‘깜박’ ‘곰작’보다 센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다.
한편 ‘몹시 귀찮게 구는 짓’을 뜻하는 ‘등쌀’은 뚜렷한 까닭 없이 된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등쌀’로 적지만, ‘등에 있는 근육’을 의미하는 ‘등살’은 예사소리로 적는다. ‘등살’은 표기는 예사소리이지만 발음은 [등쌀]로 하는데, 이는 ‘등살’이 ‘등-살’의 합성어로서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 합성어의 경우에는 된소리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