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이 방패를 뚫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4일(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결승에서 2골을 몰아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가 현행 방식으로 개편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2연패에 성공했고 통산 12회로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늘렸다.
12골을 넣은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ㆍ11골)를 제치고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개인 통산 600골 금자탑도 쌓았다.
이번 대회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레알 마드리드와 ‘짠물 수비’를 과시한 유벤투스의 결승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불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초반 유벤투스에 흐름을 내줬다. 상대 팀 공격수 이과인에게 헤딩 슛과 중거리 슛을 연거푸 허용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골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 20분 다니엘 카르바할의 오른쪽 땅볼 크로스를 호날두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상대 팀 보누치의 발에 살짝 맞고 휘어들어 갔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곧바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27분 유벤투스 만주키치가 페널티 지역 왼쪽 구석에서 환상적인 개인기로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과인의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에 창 끝을 날카롭게 다듬어 총공세에 나섰고 후반 16분 드디어 결실을 봤다.
토니 크로스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카세미루가 먼 거리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상대 팀 사미 케디라를 맞고 살짝 굴절된 공이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2-1 리드에 만족하지 않았다. 3분 뒤 상대 진영에서 뺏은 공을 모드리치가 오른쪽 크로스로 연결했고 호날두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3-1로 앞선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9분 상대 팀 후안 콰드라도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후반 45분엔 마르코 아센시오가 네 번째 골을 터뜨리며 축포를 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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