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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사람] 험난한 협치 시험대 오른 이낙연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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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사람] 험난한 협치 시험대 오른 이낙연 총리

입력
2017.06.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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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청문회라는 큰 산을 넘었다. 31일 우여곡절 끝에 이 총리의 임명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새 정부도 출범 21일 만에 첫 국무총리를 맞게 됐다.

당초 온화한 성품 때문에 순탄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국회 동의 과정은 예상 밖의 진통을 거듭했다. 부인의 위장전입, 탈세, 자녀 병역 문제 등 크고 작은 흠결이 드러나 발목을 잡은 탓이다. 특히 위장전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약속한 ‘공직배제 5대 비리’ 중 하나로 야당의 공격 빌미가 됐다. 부동산 투기 목적의 위장전입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높은 도덕성을 기대한 문재인 정부의 첫 출발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낸 것만은 분명하다.

진짜 고비는 이제 시작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 첫 시험대’인 총리 인준이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속에 매듭을 지으면서 이 총리에게는 ‘반쪽 총리’의 굴레가 덧씌워졌다. 총리 인준 무기명투표 결과 여야 의원 188명이 참여해 찬성 164명, 반대 20명, 기권ㆍ무효 각 2명이 나왔다. 재적 299석과 비교하면 찬성표는 54.8%에 그친다. 전체 의원 수의 절반을 겨우 넘긴 찬성률만 보면 여야 협치의 길이 난망하다.

문 대통령과 이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큰 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을 드러내기 보다 몸을 낮추며 소통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 인준의결 직후 이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야당과의 소통도 원활히 해서 국회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고, 이 총리도 취임사를 통해 “국회와 부단히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보는 야당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당은 벌써부터 “협치는 없다”며 대여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때문에 여야 협치를 만드는 총리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 총리는 취임 이튿날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줄줄이 예방한 뒤 “정부가 더 낮은 자세로 야당을 섬기고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소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천명한 ‘소통 총리’의 면모는 이 노력 여하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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