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제포럼서 두둔… 美 기업엔 “대화 도와달라” 구애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만은 예외다. 두 사람의 끈끈한 사이를 과시하듯 푸틴은 트럼프를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결정한 것을 비난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모스크바에 눈이 왔고, 여기(상트페테르부르크)는 비가 오고 쌀쌀하다”고 소개한 뒤 “이 모든 것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제국주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 그는 (파리협정 탈퇴) 결정을 좀 더 주의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약속대로 온실가스 방출량을 2025년까지 26~28%까지 줄이려면 ‘상당한 수준의 생산 현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기업은 수억~수십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등 트럼프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푸틴 대통령은 포럼에 참석한 미국 기업인들에게는 미러 간 정치적 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계속하겠으나 양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미국) 보고서는 사실이 아닌 추정에 근거한 결론으로 만들어졌다”며 개입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