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용 포스터와 국회의원 명함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팬들이다.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던 정치 관련 물건들이 ‘이니 굿즈’(대통령 이름 끝 글자를 딴 애칭 ‘이니’와 팬들이 모으는 제품을 뜻하는 ‘굿즈ㆍgoods’의 합성어)라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직장인 이서진(28)씨는 지난달 문 대통령 대선 당시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던 지인에게 선거 홍보 물품이자 희귀 ‘이니 굿즈’를 선물 받았다. 문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인 이 씨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씨는 “생활 속에서도 대통령을 생각하기 위해 관련 물품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수집 행위 자체가 일종의 관심이라 생각돼서 그런지 주변에 있는 다른 팬들도 많이 모은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 대통령 물품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은 편이다. 직장인 이봉환(26)씨는 지난달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용 포스터를 올렸다가 70통의 문의 쪽지를 받았다. 이씨는 “선거용 포스터는 가장 인기 있는 ‘문템(문재인 아이템)’이라 순식간에 나눔을 요청하는 문의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기간 동안 문재인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할 정도로 ‘골수 팬’인 이씨도 대통령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물품을 모으고 있다. 이씨의 최종 목표는 청와대에서 제작하는 문재인 대통령 시계를 갖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관련 있다면 정책정보지도 수집물품이 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정보지 ‘위클리공감’은 대통령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나온 발행된 403호는 이례적으로 재고가 소진됐다. 문 대통령 얼굴이 표지인 404호도 인기가 많다. 문체부 담당자는 “문 대통령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 뒤부터 구독 신청이 평소보다 5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팬들은 수집 활동이 대통령의 정책 등 ‘본질’에 관심을 갖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18대 대선 후보시절부터 문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김효진(33)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가 담긴 ‘타임’지부터 선거공보물까지 모두 갖고 있지만 그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며 “끊임없이 문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을 갖다 보니 지지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수집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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