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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개입 의혹 말 바꾸는 푸틴 “해커 소행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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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개입 의혹 말 바꾸는 푸틴 “해커 소행일수도”

입력
2017.06.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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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말을 바꿨다. 개입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민간 해커들의 소행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해커들은 상황과 개인적 감정에 따라 목표물을 바꾸는 성향이 있다”며 “애국심이 강한 이들(해커)은 러시아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과의 싸움에 기여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리를 돕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간부들의 이메일을 해킹하는 등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리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정부 차원의 대선 개입설은 여전히 부인했으나 “러시아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그간 언급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에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경우 국가와 민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NYT는 겉으로는 일반 시민 신분인 수많은 러시아인들이 동ㆍ중유럽 등지에서 정부의 주요 정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놓고도 미국에 날을 세웠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그는 “(쿠릴 4개섬이) 일본의 주권에 속하면 이 섬에 미군 기지가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며 처음으로 미군 진입 가능성을 공개 거론했다. 또 러시아의 군비 증강 역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실상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을 미일동맹으로부터 자국을 지키는 전략적 방어의 최전선으로 규정한 셈이다. 그의 발언으로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와 ‘공동경제활동’ 구상을 추진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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