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370선마저 뚫고 치솟으며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새 역사를 썼다.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가 우리나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6분기 만에 0%대를 벗어난 게 호재였다.
코스피는 2일 27.11포인트(1.16%) 오른 2,371.72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지난달 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인 2,355.30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장중 최고치인 2371.67(5월 29일)마저 갈아치웠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연초 대비 17%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 3거래일 동안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은 이날 4,493억원을 순매수하며 ‘바이 코리아’를 재개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507억원, 2,42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LG전자가 무려 6.52%나 올라 8만6,600원을 기록했고, 넷마블게임즈(4.62%) 하나금융지주(3.76%) 삼성전자(2.86%) 등도 모두 상승했다.
외국인이 다시 한국 주식을 쓸어 담은 데엔 먼저 미국발 훈풍이 영향을 미쳤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0.76%) S&P500지수(0.76%) 나스닥지수(0.78%)는 모두 동반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5월 민간부문 고용이 전월대비 25만3,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발표된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망한 18만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다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제 회복 신호도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의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1~3월 GDP 성장률은 1.1%(전분기 대비)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2% 포인트 높은 것이다. 분기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3분기(1.3%) 이후 6분기 만이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상승한 것은 건설투자와 수출 등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1.2%를 기록했던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 1분기엔 6.8%로 뛰었다. 수출 증가율도 2.1%로 속보치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반도체 수출은 호황을 누렸고, 기계ㆍ장비 등 수출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올해 성장률이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6%에서 상향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붐이 일면서 건설투자가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반짝 경기’일 수 있다”며 “민간 소비가 많이 늘진 않았기 때문에 아직 호황이라 말하기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와 화학으로 제한됐던 기존 수출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건 좋은 신호”라면서도 “경기가 반등하기 위해선 국내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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