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본사 및 자회사의 프로그램들이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합성 이미지를 방송에 사용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박정훈 SBS 사장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1일 S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담화문에서 “최근 4년 동안 SBS에서 8건, SBS CNBC에서 1건, SBS 플러스에서 1건의 일베 이미지 관련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안별로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이로 인해 시중에는 SBS 내부에 일베 회원이 있다는 소문과, 기본적인 사고 방지 시스템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허술한 방송사라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고인(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뿐 아니라 지난 27년간 우리 모두가 피땀 흘려 이룩한 대한민국 최고의 민영미디어그룹이라는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저는 SBS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작금의 방송사고와 관련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제시했다. ▦모든 포털에 있는 이미지 다운로드 무단 사용 금지 ▦내부의 안전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이미지 이외에 불가피하게 다운로드가 필요한 경우, 해당 기관의 공식 사이트에서 다운 받은 안전한 정품만 사용 ▦외부 사이트의 이미지 사용 시에도 반드시 상위 3단계 크로스체크를 해야 하며, 최종 결정자의 서면 결재를 득해서 사용 ▦상기 1-3항을 위반하는 임직원은 이전보다 더 엄중한 책임을 묻고 중징계 조치함 등이다.
SBS에서는 최근 몇 년 간 일베 이미지 사고가 수 차례 반복됐다. 메인 뉴스인 ‘8뉴스’를 비롯해 ‘런닝맨’ ‘한밤의 TV연예’ 등이 일베가 합성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컴퓨터그래픽(CG)에 활용했다. 지난달 17일에는 SBS 플러스의 예능프로그램 ‘캐리돌 뉴스’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를 장식한 역대 한국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표지 사진을 일베의 합성 이미지로 잘못 내보내 비난 받았다. 똑 같은 잘못이 거듭되자 일각에선 제작진의 단순 부주의가 아니라 고의적이라는 의혹까지 일었다. 타임 표지 논란은 타임에서까지 기사화돼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됐다.
박 사장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모두가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업무에 임하는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여 SBS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하며 담화문을 마무리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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