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ㆍ법령 검색 엔진, UNIST 장봉수 교수 창업 벤처 코어닷투데이
‘단어가 아닌 의미 중심 법률 검색 가능’
법률(판례 및 법령) 검색에 최적화된 검색엔진이 개발됐다. 영화 속 부자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법률 비서를 둘 수 있게 된 것이다.
UNIST(총장 정무영)는 장봉수(자연과학부)교수가 창업한 벤처 (주)코어닷투데이(Core.Today) 가 일반인도 법률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법률 특화 검색엔진 ‘로우봇(LAWBOT)’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코어닷투데이는 지난해 3월 설립 당시 한글 뉴스를 요약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한국어의 특성을 반영해 뉴스를 요약하는 기술이 법률 검색엔진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장 교수는 “미국의 ‘대화형 법률 서비스’ 개발 소식을 접하고 우리가 가진 기술로도 이를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며 “로우봇을 통해 어렵고 높기 만한 법률 분야의 문턱을 낮춰 일반인들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법률자문회사 로스인텔리전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대화체’로 질문하면 연관된 판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2016년 개발했다.
기존 법률 검색 서비스는 단어 중심인지라 해당 단어가 문서에 정확히 포함되어야지만 검색이 가능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반면 로우봇은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과 ‘딥 러닝(Deep Learning)’ 등 데이터 처리 기술을 통해 단어가 아닌 의미 중심으로 법률 검색이 가능해 검색의 정확성을 높이고, 더 많은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텍스트 마이닝은 문장의 규칙이나 패턴을 분석을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로서 문서 내 특정 단어의 출현 빈도 등을 파악해 반복되는 단어들의 관계를 분석한다. 텍스트 마이닝으로 분석된 정보는 다시 딥 러닝 기술을 통해 의미 별로 분류된다. 딥 러닝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뇌처럼 데이터를 반복 학습 후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로우봇을 이용할 시 판례문의 작성 원칙인 ‘주어’, ‘일시’, ‘상대방’, ‘목적물’, ‘행위’를 입력하면 관련 판례와 법령이 검색된다. 사용자는 해당 판례가 참고한 법률과 판례까지 제공받아 해당 건의 판결을 예측할 수 있다.
코어닷투데이는 법률 데이터 구축과 해석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를 팀원으로 고용, 법령과 판례의 구조 및 정보를 인공지능이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도록 했다. 기술 개발자가 할 수 없는 법률 연구를 변호사가 직접 수행해 법률 구조 분석의 정확성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코어닷투데이가 분석한 법령과 판례의 수는 약 55만 건이다.
로우봇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인 변호사에게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어닷투데이는 지난해 8월 미국과 한국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시장 조사에 나서 효율적인 법률 검색이 변호사에게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비슷한 사건에 대한 판례와 변론 논리를 확보하면 정확한 변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봉수 교수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인 ‘리걸테크(Legaltech)’ 분야는 2019년까지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검색 결과를 그래프 등을 이용해 시각화하는 등 로우봇의 고도화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어닷투데이는 2일 울산경제진흥원의 ‘신기술창업 활성화 민간지원사업’에 선정돼 5,000만원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청의 ‘딥러닝을 이용한 법률 의미 구조 색인 시스템 사업’과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그래프 시각화 탐색기 사업’에 선정돼 총 2억 원을, 한국연구재단의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8,000만 원을 확보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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