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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ㆍ만류 안 통하는 트럼프 ‘트위터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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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ㆍ만류 안 통하는 트럼프 ‘트위터 정치’

입력
2017.06.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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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에 올린 글에 ‘오타’ 소동

클린턴 “러와 비밀 메시지인 줄”

민감 사안에 개인 의견 쏟아내

측근들 “낚시에 걸릴 것” 제지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화제의 'covfefe' 글. AP 연합뉴스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화제의 'covfefe' 글. AP 연합뉴스

‘코브피피(covfefe)’.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의미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이 한 단어가 하루 종일 미국 사회를 들썩이게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워싱턴 의회, 심지어 백악관에서까지 언급된 코브피피는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 등장한 단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0시6분쯤 “계속되는 부정적인 언론의 코브피피에도 불구하고(Despite the constant negative press covfefe)”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후 계속해서 언론과의 전쟁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코브피피는 사실상 ‘보도(coverage)‘의 오타로 해석되고 있다. 오전 6시가 돼서야 글이 사라지고 “누가 코브피피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즐기시길!”이라는 새 트윗이 올라와, 잠들기 직전인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브피피 글은 삭제 전까지 12만7,000번 이상 리트윗(재전송)되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러시아인들을 향한 비밀 메시지인 줄 알았다”고 언급하는 등 조롱 섞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단순한 오타 소동에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이번 실수가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를 둘러싼 논란의 명맥을 잇고 있어서다. 지난해 대선 전부터 트위터를 애용해 온 트럼프는 취임 후에도 개인 계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쏟아 내고 있다. 독일ㆍ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와 같은 외교 사안이나 ‘트럼프 케어(건강보험 개혁)’ 등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해서도 백악관이 아닌 비공식 경로인 트위터를 통한 입장 발표를 고집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백악관 보좌진이나 개인 법무팀도 트위터 사용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법률고문을 지낸 로버트 바워는 “법조계에는 ‘물고기가 잡히는 것은 스스로 입을 벌리기 때문이다’는 속담이 있다”며 “한밤중 즉흥적인 생각을 털어놓는 것이 만족감을 줄진 몰라도 트럼프의 법무팀은 분명 그 주변에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꾼들이 있다고 경고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트위터의 구독자 절반 이상이 실존하는 사람이 아닌 ‘봇(자동생성 계정)’이라는 주장도 날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수차례 해당 계정의 구독자가 비정상적으로 폭증했으며 대부분 가짜 계정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트위터의 구독자는 3,110만명이며, 실제 유효 구독자 계정 수를 검사하는 '트위터 감사(Twitter Audit)‘에서 이중 약 1,504만개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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