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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만한 우박 폭탄에… 농작물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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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만한 우박 폭탄에… 농작물 피해 속출

입력
2017.06.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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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ㆍ축사 등 대거 파손

차량 유리창에 큰 구멍 생기기도

대기에 차가운 공기 남아 있어

기상청 “이달 말까지 대비해야”

“맞으면 아플 정도의 크기였어요. 초여름 서울에서 이렇게 큰 우박을 본 것은 처음이네요.”

주부 임모(36)씨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집을 나서다가 깜짝 놀랐다. 지름 1㎝의 우박이 비와 함께 내렸기 때문이다.

이날 우박피해가 난 것은 서울뿐이 아니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에 걸쳐 전국 곳곳에서 포도송이보다 작은 크기부터 최대 야구공만한 우박이 내려 일부 지역에서는 한해 농사를 송두리째 망칠 정도의 큰 피해를 입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천둥번개가 치고 앞이 안보일 정도로 우박이 쏟아졌다’ 등 목격담이 쏟아졌다.

1일 낮 12시 45분부터 25분 가량 경북 봉화군 일대에 골프공만한 우박이 쏟아졌다.

이 우박으로 봉화읍 봉성면 물야면 등 봉화군 10개 읍면 중 석포ㆍ소천면을 제외한 농경지 2,993㏊의 농작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과 1,258㏊, 고추 964㏊, 수박 323㏊ 등으로, 적과(열매 솎기) 시기를 맞은 사과의 어린 열매가 떨어지거나 상처를 입었고, 일부 잔가지는 통째로 부러져 올해는 물론 내년 농사까지 차질이 우려된다.

밭에 옮겨 심어 꽃눈이 맺히기 시작한 고추 등도 큰 피해가 났다.

우박은 작은 것은 콩알 크기에서 큰 것은 직경 3㎝가 넘는 골프공 크기만했고, 일부 도로 저지대에는 높은 곳에서 굴러 내린 우박이 함박눈처럼 쌓여 구급차 바퀴가 빠질 정도였다.

영주시 단산 부석 풍기 순흥 안정 이산 문수면 등에도 10여 분간 우박이 내려 사과 700㏊, 고주 담배 등 기타 800㏊ 등 모두 1,500㏊의 농작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전남 담양ㆍ장성군 일대에도 최대 직경 7㎝ 크기의 우박이 내려 사과와 고추 등 농작물 700㏊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5시55분부터 1시간 가량 최고 70㎜의 비와 함께 일부 지역에 우박이 내렸다. 특히 일부 지역에는 야구공만한 우박이 쏟아져 차량 유리창에 어른 주먹보다 큰 구멍이 생기는 등 큰 피해가 났다. 또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도 대거 파손됐다.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등 강남 일부 지역에서도 소나기를 동반한 우박이 내렸다. 갑작스런 폭우로 서울 수서고속철도의 수서역에 물이 새 에스컬레이터 4기가 작동을 멈추기도 했다.

기상청은 상ㆍ하층간 기온 차이가 커지면서 대기가 불안정해 천둥ㆍ번개ㆍ소나기를 동반한 우박이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초여름인 5월과 6월은 우박이 내리기 쉬운 시기다. 기온이 오르더라도 대기 상층까지는 지열이 전해지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열이 높은 가운데 대기에는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을 경우 지표면에서 뜨거운 공기를 타고 상승한 수증기가 오랜 기간 대기에 머물면서 얼음 결정체로 만들어 질 수 있다. 최근 3, 4일간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남하해 대기 온도는 매우 낮았고, 여기에 더운 공기가 상승해 머물면서 발달한 구름 내에 군데군데 우박이 생겨났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기온이 더 올라가는 한여름철에는 5~6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우박이 발생 할 확률이 적다. 대기 상층에서 우박이 만들어지더라도 떨어지는 도중에 녹아서 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높아도 대기에는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는 6월 말까지가 우박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라며 “일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주ㆍ봉화=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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