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16. 한 살 코리안쇼트헤어 하늘과 바다
코리안쇼트헤어 종 하늘이(1세·수컷)와 바다(1세·수컷)는 1년에 2, 3차례 출산을 하며 ‘다산의 여왕’으로 불리던 엄마 길고양이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사람 사회에서는 출산율 저하로 출산을 권장하고 있다지만 길고양이 세상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중성화 수술(TNR)을 제대로 받지 못한 길고양이들은 반복되는 출산으로 제대로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고, 또 태어난 개체들도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없어 오랜 기간 살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어미 고양이가 낳은 새끼들의 삶은 고단했습니다. 한 마리는 에어컨 실외기에 찰과상을 입고 거꾸로 매달린 채 발견돼 구조했지만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또 다른 한 마리는 고양이 범백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려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동물단체는 이 어미 고양이가 낳은 여섯 마리의 길고양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섯 마리 모두 구조를 하게 됐는데요. 아기 고양이들의 길거리 생활이 마감이 될 거라는 기대도 잠시. 범백 바이러스, 고양이 감기라는 허피스, 곰팡이 전염 등 계속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이후 한 마리씩 새 가족을 찾았고 이 중 유독 사이가 좋은 하늘이와 바다가 함께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고현선 간사는 “간혹 너무 허약한 새끼 고양이나, 사람이 무심코 쓰다듬어 사람 냄새가 밴 새끼 고양이의 경우 어미에게서 버림 받는 경우도 있고, 어미 고양이가 사고로 죽어 새끼들만 남겨지기도 한다”며 “새끼 고양이들은 여러 이유로 죽음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고 간사는 “이런 고양이들은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다”며 “입양만이 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늘이와 바다는 2개월 때 구조돼 지금까지 단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이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낸다고 합니다. 바다는 사람을 보고 무조건 반기는 ‘개냥이’고 하늘이는 바다보다는 약간 겁이 있지만 천천히 다가가고 다가오기를 충분히 기다려주면 곁을 내준다고 하네요.
고 간사는 “구조의 완성은 입양”이라며 “엄마와 헤어져 서로 의지하며 함께 새 가족을 찾고 있는 하늘이와 바다에게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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