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가 넘치는 선발 자원 때문에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SK는 어깨 통증으로 한 달간 개점휴업 했던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31)가 1일 수원 kt전을 통해 복귀하면서 1군 엔트리에 선발 투수만 6명을 뒀다. ‘원투 펀치’ 메릴 켈리(29)와 윤희상(32)에 문승원(28), 박종훈(26), 김태훈(27) 그리고 다이아몬드까지 자리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6명으로 돌릴 수 있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5선발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선발에서 빠질 한 명은 아직 결정을 유보했다.
힐만 감독은 “일단 부상에서 돌아온 다이아몬드의 등판을 보고 어떻게 선발진을 운영할 것인지 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김태훈이 로테이션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김태훈은 지난달 31일 kt전에 선발 윤희상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가 2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다이아몬드가 빠졌을 때 대체 선발로 네 차례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3으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팀 사정상 ‘임시 불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김태훈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왼손인데다가 우완 문승원, 언더핸드 박종훈의 현재 흐름이 좋아 중간 투수로 선발 재진입 기회를 노려야 한다. 무대가 달라 단순 비교를 할 수 없지만 LA 다저스 류현진(30)의 현재 처지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 동안 ‘에이스’ 김광현(29) 없는 SK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2007년부터 팀을 지켜오며 지난해까지 통산 108승을 거둔 김광현은 팀의 상징이자 영원한 1선발이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함에 따라 SK 선발진에는 비상이 걸렸다.
실제 개막 한달 간 선발 평균자책점은 4.79로 10개 팀 중 9위에 그쳤다. 켈리와 윤희상이 분투했을 뿐 뒤를 받치는 3~5선발이 약했다. 새 외국인 투수 다이아몬드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38로 합격점을 받았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4월30일 삼성전 이후 2군에 내려갔다. 또 문승원(5.76)과 박종훈(5.54), 김주한(10.57) 등 토종 자원들은 힘겨운 적응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선발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그대로 밀어 붙였다. 그 결과 5월 한달 동안 선발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리그 3위까지 뛰어 올랐다. 문승원은 최근 2경기 모두 6이닝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찾았고, 박종훈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을 했다. 다이아몬드의 대체 선발 김태훈도 지난달 26일 LG전에서 프로 9년 만에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거두며 구리 인창고 시절 ‘퍼펙트’를 기록했던 잠재력을 발휘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