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거짓’이라고 언급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처럼, 이미 100여년 전부터 과학적 사실로 굳혀진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온실가스 발생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는 기후변화 이론에 대한 갑론을박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논쟁의 출발점은 1890년대 영국 과학자 존 틴들이 이산화탄소가 복사열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70년대 들어 대중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논리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아예 인정하지 않거나 지구 온난화 현상이 주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올 초 인준 청문회에서 “과거 20여년 간 인공위성 자료는 온난화 수치가 변동이 없음을 보여준다”며 기후변화를 부정했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의견은 소수다.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벤자민 샌터 박사는 “(프루이트 청장이 근거로 제시한) 위성 자료는 지구 표면에서 멀리 떨어진 대기권의 온도를 측정한 것으로 온난화가 더 이상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해양대기관리청 산하 기관에서 근무했던 토마스 칼 박사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좀더 가까운 장소에서 온도를 측정하는 다른 위성 장비들의 자료를 보면 최근 수십 년 간 온난화가 진행돼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담배업계가 흡연과 암의 연관성을 모호하게 한 작업을 한 것 같이 1990년대부터 미국석유협회 같은 단체들이 연구소 등을 후원하며 잘못된 근거들을 퍼뜨리고 있다”며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인간 활동에 의해 상당수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자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다른 원소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 대중과 과학자 다수는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결론 짓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지선 기자 letmen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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