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 개최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최종 금리는 연 2.75~3% 수준
보유자산 축소는 연말부터 시작”
이주열 한은 총재 개회사서
“소득격차ㆍ고령화ㆍ금융불균형은
구조적 문제…구조 개혁 필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올해 기준 금리 인상은 4차례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2일까지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이어지는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 참석 차 방한한 윌리엄스 총재는 1일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3번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잠재적인 경제의 상방 요인이나 재정 부양책을 생각할 때 4번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제의 상방 요인이란 예상보다 경기회복속도가 빠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종적인 미 기준 금리는 연 2.75∼3.0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 기준 금리는 연 0.75∼1.00%다.
윌리엄스 총재는 과거 옐런 연준 의장이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로 있을 때 부총재로 보좌하는 등 옐런과 오랜 인연을 가진 최측근 인사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 바 있다. 연준은 이달 회의에서 또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윌리엄스 총재의 말대로라면 연준이 하반기에 2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 경우 현재 우리나라(연 1.25%)와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0.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날 윌리엄스 총재는 ‘6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미국의 통화 정책이 세계 경제ㆍ금융시장과 자본 유출ㆍ입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걸 연준은 알고 있다”며 “최대한 점진적으로 금리를 조정해 전 세계가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준이 올해 말 보유자산 축소 작업을 시작하고 이는 앞으로 몇 년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소득불평등, 인구고령화, 금융불균형’을 많은 나라들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로 지목하며 이를 해소할 구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가 다소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상존, 앞으로도 경기 회복세와 금융 안정세가 계속될 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층간 소득격차 확대는 ‘성장→고용→소득→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성장의 혜택이 다수에게 돌아가는 ‘포용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인구 고령화는 노동공급 감소, 총수요 위축을 통해 성장세 저하를 초래하는 만큼 출산ㆍ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융위기 후 신흥국에서 가계나 기업 등 민간부채 증가로 금융 불균형이 커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최근 모처럼 살아나기 시작한 성장 모멘텀(탄력)이 앞으로 오랫동안 지속되게 하려면 구조개혁 노력이 필수”라며 “거시경제정책도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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