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작된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며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1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올 1월 2%대로 올라선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2.2%로 4년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치솟는 등 상반기 내내 2% 내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5월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6.2%나 올랐다. 계란(67.9%) 닭고기(19.1%) 돼지고기(12.2%) 값이 껑충 뛴 탓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초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후 추가 발생이 없어 1일부터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5개월 넘게 지속된 AI로 계란 공급량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5월 하루 계란 생산량은 3,400만개로 평년 계란 생산량(4000만개)의 85% 수준에 머물렀다.
황금 연휴와 이른 더위가 겹치면서 돼지고기 소비량도 크게 늘어 돈육 가격도 올랐다. 대표적인 나들이 음식인 돼지고기는 보통 여름 휴가철인 6~8월 수요가 늘어 비싸진다. 그러나 올해는 5월 초부터 연휴가 이어지며 이미 가격이 뛴 상태다. 오징어도 어획량이 줄면서 1년 전보다 59.0%나 인상되는 등 수산물 가격도 7.9% 상승했다.
유가도 오름세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8.9% 올랐다.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경유와 휘발유는 1년 전보다 각각 10.3%, 7.0% 높은 수준이다. 구두(21.2%), 핸드백(7.2%) 등 공업제품들도 세일 기간이 끝나면서 지난달보다 가격이 올랐다.
과일 값도 많이 올랐다. 5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고 이 중 신선과실은 무려 19.7%나 올랐다. 수박이 17.1%, 포도가 10.9% 인상됐고 참외(10.5%) 사과(7.8%) 복숭아(4.3%) 등도 가격 상승폭이 작지 않았다.
배추, 양파, 파 등 농산물은 비교적 가격이 안정돼 있지만 가뭄이 심해지면서 가격이 급등할 우려도 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배추 등 채소류는 봄철 출하량이 늘면서 아직까지 가뭄의 영향은 없지만 다음달 가격이 어떻게 변동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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