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통학로ㆍ폐건물 정비에
초등생들이 직접 시장에게 편지
“학교 후문쪽에 있는 폐가 때문에 지나갈 때마다 너무 무서웠는데 이젠 하나도 안 무서워요.” “학교 앞에 차들이 씽씽 달리지 않아 안전해졌어요.”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은 지난 19일 이런 내용이 담긴 용천초등학교 어린이 10명의 손 편지를 받아보곤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성스레 꾹꾹 눌러쓴 글과 함께 직접 그림을 그려 넣고 편지지를 꾸민 아이들의 정성은 감동이었다.
용천초 아이들이 정 시장에게 편지를 보낸 건 시가 학교 후문 인근에 10년 넘도록 방치된 폐건물을 철거해 준 때문이다. 용인시는 지난해 4월 이 건물을 없애달라는 민원을 받았다. 도로와 인접한 이 건물은 담장이 일부 무너져 내려 외관이 흉물스러울 뿐 아니라 앞을 지나는 어린이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었다. 건물이 있는 토지는 이미 도시계획시설로 편입된 상태였으나 소유주가 보상을 신청하지 않고 버려둔 것이었다.
현장을 답사한 시는 토지 소유주와 협의를 서둘러 보상을 끝낸 뒤 건물을 철거했다. 또 용천초 후문과 이어진 도로 80m 구간을 아예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미끄럼방지포장, 어린이보호구역 표지 등을 설치했다.
5학년 이세린 학생은 “통학로를 바꾸기 전에는 위험했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는데 새로 바꿔줘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며 “작은 학교임에도 하나하나 살펴주시는 것 같아 감동받았다”고 적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1일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 덕분에 시를 대표해 학생들의 편지를 받게 됐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분은 반드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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