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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세계 당황 시킨 심야 트윗은?

입력
2017.06.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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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화제의 'covfefe' 글. AP 연합뉴스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화제의 'covfefe' 글. AP 연합뉴스

‘트위터광’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심야에 올린 기이한 트윗이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0시쯤(현지시간)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 “계속되는 부정적 언론 코브피피(covfefe)에도 불구하고”(Despite the constant negative press covfefe)라는 수수께끼 같은 글을 올렸다. 코브피피는 영어사전에 등장하지 않는 단어로, 구글에서 검색하면 커피(coffee) 집회(coven) 표지(cover) 무리(covey) 등 유사한 단어가 제시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묘한 발언을 두고 온갖 추측이 쏟아진 가운데, CNN방송은 ‘보도’를 뜻하는 ‘coverage’의 오타로 추정했다. 집권 이후 계속해서 미 언론과 전쟁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언론을 비난하려다가 오타를 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을 수정하지도, 문장을 제대로 끝내지도 않은 채 한참을 놔뒀다가 오전 6시쯤에야 삭제했다. 이로부터 20분 후 그는 “누가 ‘covfefe’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즐기시길!”이라는 새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정 넘어서까지 트위터를 하다 깜빡 잠든 후 새벽에 일어나 지웠는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실을 알고서 새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잠든 사이 해당 트윗은 폭발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코브피피 글은 삭제 전까지 12만7,000번 넘게 리트윗(재전송)됐고, 16만2,000여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코브피피를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놓고 투표가 진행됐고, ‘스웨덴어다’, ‘커피 이름이다’ 등 각종 해석과 더불어 패러디도 나왔다. 한 의류업체는 가슴에 ‘COVFEFE’라고 적힌 붉은색 티셔츠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잽싸게 올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조롱 섞인 유머 도구로 쓰였다. 민주당 앨 프랭컨(미네소타) 상원의원은 CNN방송에 출연해 ‘코브피피의 뜻을 아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디시어(유대인 언어)로 ‘나는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대선 기간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날 캘리포니아주 란초 팔로스 버디스에서 열린 ‘코드총회’에 참석해 코브피피를 언급하면서 “나는 그게 러시아인들을 향한 숨겨진 메시지인 줄 알았다”고 말해 청중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백악관은 크게 당황하지 않은 듯 반응했다.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소수의 사람은 무슨 의미였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아 기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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