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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국회도 없는 출장소 추진한 전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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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국회도 없는 출장소 추진한 전남도의회

입력
2017.06.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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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3시간 남짓한 동부권에 추진

전체 의원 58명 중 30여명 동참

“차라리 정치 그만 둬라” 볼멘 소리도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에 위치한 전남도의회 전경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에 위치한 전남도의회 전경

“최근 새로 뽑은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추진했다”(동부권 일부 의원들), “왕복 3시간이 멀어서 도의회 동부출장소를 설치해주라면 정치를 그만 둬야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공무원과 반대 도의원)

전남도의회 일부 동부권 의원들이 의회 청사가 멀어 효율적인 의정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의회 출장소’ 설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남도의회 전체 의원 58명 중 과반수가 넘은 30여명이 이 서명에 동참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31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여수ㆍ순천ㆍ광양시, 구례군 등 동부권 지역 출신 일부 의원들이 비 회기중에 서부권(무안군)에 있는 의회 청사가 멀어 애로가 많다며 전남도청 동부지역본부에 의회 출장소를 마련해 주민의 민원 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서명작업을 벌였다.

도의회가 최근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인 의정활동 지원 요원 12명을 최종 선발해 다음달 배치할 계획을 밝히자 A의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동료 의원들의 동의 서명을 받았다. 또 도의회 임명규 의장에게는 지난달 중순쯤 출장소 설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을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은 이를 합법화할 조례 개정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이를 놓고 전국의 지방의회는 물론 국회에서 조차 의원 출장소가 없는 상황에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 B의원은 “동부권 출장소를 해주면 중부ㆍ남부권 등 도 전체에 출장소를 둬야 한다”며“한 초선의원의 객기에 불과하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C의원도 “동료 의원들이 서명을 부탁하면 앞뒤 안보고 해주는 한 사례일 뿐”이라며“실제로 동부출장소 개설에 반대하는 도의원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도청 공무원들도 아우성이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의회 출장소를 자신들의 지역구 인근에 설치해 달라는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다소 엉뚱하다는 반응이다.

전남도청 한 고위 간부는“국회에서 조차 없는 일이 전남도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자신의 민원해결 창구로 출장소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출장소 설치에 따른 인력 및 예산이 낭비되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이에 대해 의회 출장소 설치를 주도하고 있는 A의원은 “막상 서명을 받을 시점에서는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 구례군 등 출신 지역 의원들이 환영해 추진됐는데 그 이후 늦어지고 있다”며 “임 의장의 요청으로 서명작업을 했고, 이 서명을 제출했지만 추진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국회에서도 없는 일들이 어떻게 일선 전남에서 추진이 가능하겠냐”면서“동부권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 하려고 추진했지만 적절성과 예산 확보 등을 감안해 중단됐다”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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