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151일만인 31일 귀국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기자회견이 화제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도화선 역할을 한 이화여대 입학 비리의 당사자였던 그의 등장을 전 언론은 숨죽이고 기다렸다.
정씨의 귀국일인 31일에는 절묘하게도 정씨가 입학 특혜를 받았던 이화여대에서 역사상 최초로 직선제로 선출한 김혜숙 총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반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이화여대 입시ㆍ학사 비리 혐의로 징역 5년 구형을 받았고, 정씨의 어머니 최씨에게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이런 극적인 순간에 등장한 정씨는 비행기 탑승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을 아낄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예측과 달리 시종일관 차분하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관련기사 ☞ 정유라 “전공도 모르고, 대학 가고 싶어한 적 없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어머니 사이의 일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잡아뗐고, 이화여대 입학 및 학점 특혜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학교를 안 가서 입학취소에 대해 당연히 인정한다”,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대학교에 가고 싶어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씨와 같은 또래의 대학생들은 그의 기자회견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들은 이대 입학 비리의 중심에 있는 정씨가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과 분노를 함께 보였다.
대학생들은 “정유라가 정말 돈 많은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하고, 누릴 건 누려놓고 이것이 잘못된 것인줄은 모르는 상황이구나 싶었다”, “정유라가 자신의 전공도 모른다고 하는게 기가 막혔다. 그가 이화여대 의류학과를 가고 싶어해서 학제 개편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있었고, 의류학과 학생들이 지난해 농성까지 벌였는데 어떻게 모른다고 할 수 있나”, “처음에는 그저 정유라의 당당한 표정과 대답이 웃기기만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가 받은 혜택은 정말 노력해서 정씨 대신 금메달 받았어야 했던 사람, 이화여대 갔었어야 했던 사람들을 짓밟은 대가가 아니었나. 그런 사람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 상황이 ‘웃프다’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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