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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양이가 주연 “단독 분장실 없이 한 분장실 썼죠”

입력
2017.05.3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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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에서 고양이들을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가운데)과 윌 리처드슨(왼쪽), 로라 에밋은 “관객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캣츠'에서 고양이들을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가운데)과 윌 리처드슨(왼쪽), 로라 에밋은 “관객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클립서비스 제공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주인공을 맡아 무대에서 느끼는 중압감과 책임감이 남달랐어요. 하지만 ‘캣츠’는 제목에서처럼 모든 ‘고양이들’이 주연이죠. 위계질서가 없고 모두가 평등해요. 정말 좋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지킬앤하이드’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많은 국내 팬을 거느린 배우 브래드 리틀(53)이 이번엔 고양이로 변신해 무대에 오른다. 7월부터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에서 지혜로운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를 연기한다. 리틀과 함께 연습에 한창인 뮤지컬 배우 윌 리처드슨과 로저 에밋을 3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인근에서 만났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활동 중인 리처드슨과 에밋은 각각 매혹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와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를 맡았다.

리처드슨을 제외한 두 배우는 ‘캣츠’에 첫 도전한다. 리틀은 영국 제작사에 연기가 담긴 영상을 보내 오디션을 거친 뒤 캐스팅 됐다. 무대에서 주연으로 이름을 더 많이 알린 그지만 “이렇게 팀으로 함께 하는 무대를 정말 기대해 왔다”고 강조했다. 모든 배우는 단독 분장실 없이 한 분장실을 쓸 정도라고 한다.

사람이 아닌 고양이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은 고양이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에밋은 “인터넷으로 고양이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고, 고양이의 신체 조건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고양이처럼 행동하기 위해 특별 훈련도 진행됐다. 배우들이 자주 쓰는 향수를 고양이 꼬리 소품에 뿌린 뒤, 이 꼬리를 연습실에 흩트려 놓은 것. 배우들은 고양이처럼 냄새만으로 자신의 꼬리를 찾아내야 했다. 리처드슨은 “내가 1등으로 찾았다”며 자랑스럽게 외쳤고, 리틀은 “늙은 고양이는 냄새도 잘 못 맡기에 나는 서너 번은 꼬리를 잘못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14년 영국에서 오리지널 팀이 새롭게 수정한 뒤 조금씩 업데이트되고 있는 버전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다. 특히 고양이들의 개성을 살린 분장에서 변화가 크다.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달빛 아래에서 ‘메모리’를 부르던 그리자벨라는 영국의 유명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1983~2011)를 떠올릴 만하게 바뀌었다. 에밋은 “와인하우스가 화려하고 유명했던 시절과 그 유명세로 인해 무너지고 지쳤던 이미지에서 착안해 어두운 모습도 있지만 매혹적인 고양이의 모습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뮤지컬 '캣츠'의 공연 장면. 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캣츠'의 공연 장면. 클립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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