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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아세안 FTA 10주…중국 대체할 수출 시장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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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아세안 FTA 10주…중국 대체할 수출 시장으로 부상

입력
2017.05.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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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량 연평균 증가율 5.7% 달해

수출량은 7.5%씩 늘어 제2시장

신규법인 설립 62%가 베트남

특혜관세 등 FTA 활용률 높여야

#태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K기업은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세 30%가 철폐되면서 2012년 396만7,000달러였던 매출이 2016년 1,409만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산 라면을 수입하는 G기업도 FTA에 따른 관세(20%) 철폐로 2006년 6만5,000달러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6년 15만달러까지 2배 넘게 상승했다.

올해로 발효 10주년을 맞은 한-아세안 FTA가 지난 10년간 양측 교역 규모를 대폭 늘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아세안이 우리나라 제2의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세안이 조만간 거대 중국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어 아세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 6월1일 한-아세안 FTA가 발효된 이후 2007∼2016년 양측 교역량(수출+수입)의 연평균 증가율은 5.7%였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의 평균 증가율(2.4%)보다 3.3%포인트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대(對) 아세안 수출량도 FTA 발효 이후 연평균 7.5% 증가해 중국(4.7%), 미국(4.2%) 등 전통적인 우리 수출 시장 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아세안 FTA 발효 이후 아세안에서 지난 10년간 미국, 일본, 유럽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줄었지만, 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 환경이 악화되는 동안 아세안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수출을 견인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세안이 제2 수출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제1 수출시장인 중국을 앞지를 날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0.4%에서 지난해 15%(745억달러)로 늘어나 중국(25.1%, 1,244억달러)을 뒤쫓고 있다. 서정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는 “아세안의 중산층 규모는 2030년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구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급격히 늘 것”이라며 “특히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아세안 내 인프라 건설 수요는 연간 1,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세안 시장의 향후 성장 잠재성이 높다는 의미다.

아세안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세안 국가별 수출 비중에 따르면 베트남이 43.8%(327억달러)를 차지했고, 싱가포르(16.7%, 125억달러), 말레이시아(10.1%, 75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김정덕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수출품목은 전자기기와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가 많다”며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대거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아세안 국가에 우리나라 기업이 투자하거나 신규 설립한 법인 1,078개 가운데 베트남 법인이 672개(62.3%)를 차지했다.

아세안 로고.
아세안 로고.

전문가들은 아세안과의 교역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FTA 활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OTR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아세안 FTA 수출 활용률은 52.3%로, FTA를 체결한 14개국(싱가포르 제외)의 전체 평균 63.8%에 크게 못 미쳤다. 김미옥 KOTRA FTA 지원팀 전문위원은 “FTA에 따른 특혜관세 적용품목에 대한 정보가 없어 우리 기업들이 특혜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한-아세안 정부가 공동으로 기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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