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의 딸 정유라(21) 씨가 31일 도피 생활 245일 만에 한국으로 송환됐다. 31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정 씨는 곧바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검찰은 48시간 동안 1차 조사를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탑승교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국정농단 과정에서 억울한 면이 있냐는 질문에 “어머니와 박근혜 전 대통령님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하나도 모른다”며 “좀 억울하다”고 답했다.
앞서 올해 초 박영수 특수검찰팀은 정 씨의 ▦청담고 학사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특혜 관련 업무방해 체포 영장을 발부 받은 바 있다. 또한, 검찰은 삼성 측의 승마 지원 명목 뇌물 제공 관련 여부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정 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정리해 본다.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특혜의혹
지난해 드러난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 의혹은 국민들에게 좌절과 분노를 남겼다. 검찰은 압송 후 정씨에게 이화여대 관련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집중 심문할 예정이다. 정씨는 2015년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입학 과정에서 특혜를 누렸을 뿐만 아니라 입학 후 8개 과목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받았다. 결국 지난해 12월 이화여대는 정 씨는 입학을 취소하고 퇴학 조치를 취하기로 정했다. (기사보기☞이화여대, 정유라 입학 취소ㆍ퇴학… 몸통은 못 밝혀) 정씨는 모든 의혹을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지난 4월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송환불복 소송’ 재판에서 “나는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아이 때문에 입학식도 안 갔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은 적도 없고, 시험도 단 한 차례 치르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의 승마특혜 의혹
정씨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한 전 국가대표 승마선수다. 그러나 정씨는 승마선수 활동을 하면서도 각종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은 정씨가 삼성으로부터 승마지원을 받게 된 경위 및 정씨가 이 과정에 관여했는지 살필 예정이다. 삼성은 정 씨의 승마훈련 지원 명목으로 최씨 소유 독일 법인과 220억 원대 계약을 맺었고 실제 약 80억 원을 송금했다. (기사보기☞ “삼성 합병 대가로 정유라 지원” 진술 확보) 정 씨가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삼성 뇌물’의 실질적 혜택을 본 만큼 검찰은 정 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피 중 덴마크에서 체포 “엄마가 다 했다”
앞으로 유럽 내 정씨의 정확한 도주 경로와 도피 및 변호인 선임 자금 등의 출처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국정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정씨는 어머니와 함께 유럽으로 도피행각을 벌였다. 정씨는 지난해 8월 12일 도피성 출국을 한 이후 전지훈련 장소였던 독일에서 머물렀다. 그러다 정씨는 한국 취재진의 추적이 거세지자 지난해 9월 말 독일 슈미텐에서 덴마크로 거처를 옮겼다.
도피 끝에 정씨는 지난 1월 2일 덴마크 북부 올보르에서 체포됐다. (기사보기☞ 유럽 승마 훈련지들 거점 도피하다 꼬리 밟혀) 정씨 체포과정에서 JTBC 취재진이 덴마크에 잠적해 잇는 정씨는 현지 경찰에 신고하고 그 과정을 단독 보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사보기☞'정유라 신고', 만약 당신이 기자였다면?)
체포 후 정씨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밝혀진 혐의에 대해 “나는 모른다. 엄마가 다 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후 덴마크 법원이 지난 3월 17일 한국 송환 결정을 내리자 정씨는 불복해 덴마크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법원의 송환결정이 떨어지자 정씨는 항소했지만 지난 24일 자진해서 소송을 철회해 도피생활의 막을 내리고 한국으로 송환됐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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