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불법 도청” 이유
트럼프 일자리 정책과 달리
가족사업 해외서 돈벌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소유의 브랜드 구두를 생산하는 중국내 공장의 노동 착취 실태를 조사하던 운동가 1명이 당국에 체포되고, 2명은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내 노동자 인권 감시 비정부기구 ‘중국노동감시’(CLW) 소속 운동가 화하이펑이 불법 도청 혐의로 중국 경찰에 체포되고, 다른 운동가 2명은 27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화하이펑은 중국 광둥성 중남부에 위치한 둥관에서, 나머지 2명은 장시성 간저우에 있는 공장에서 근무 중이었다.
CLW 측은 불법 도청 혐의를 적극 부인하며, 소속 운동가들이 트럼프 일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중국 당국이 이들을 구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창 CLW 사무총장은 “운동가들은 어떠한 불법 도청 도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도청 운운은 공안당국의 변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CLW는 활동가들의 조사를 바탕으로 다음달 이방카 브랜드 제품의 중국 내 하도급 공장들의 저임금, 과도한 초과근무 실태, 학생 인턴사원 착취 등의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한편 트럼프 일가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 등에 판매하며 이득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인의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비난하면서 정작 본인과 가족들은 상반되는 행동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트럼프 측은 최근 중국에서 75개 이상의 상표권을 보장 받았으며,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고문의 직위와 고위직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중국 투자자들을 유혹해 돈을 벌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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