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로 철수 공식화… 내실 경영으로
부천 복합쇼핑몰 추진 “시간 걸리면 기다릴 것”
이마트가 사업 부진을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베트남 몽골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집중하면서 내실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파트너사의 채용박람회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이마트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올해 중국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정 부회장이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진한 실적과 수익성 악화다.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내며 중국에 진출했던 이마트는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자 2011년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마트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매장도 한 때 26개(2010년)에 달했으나, 지난해 7개로 급감했고 올해 3월 상하이 라오시먼점이 문 닫으면서 현재 6개만 남았다.
이런 강도높은 구조조정에도 이마트 중국사업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22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5년(351억원 손실) 보다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흑자 전환엔 실패했다. 올해 1분기에도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남아 있는 6개 점포도 계약 잔여기간 등을 고려해 추후 폐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이마트는 경영이사회에서 “내실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울산 학성점 페점 등 국내 비효율 적자점포의 구조 개선과 점포 경쟁력 강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국내외에서 모두 내실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철수하지만, 베트남과 몽골 등의 사업은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철수로 중국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도 영향을 받게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롯데마트 관계자는 “철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논란이 일었던 부천 복합쇼핑몰 추진과 관련해서도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는 최근 부천 신세계백화점을 둘러싼 지역 소상공인과의 갈등에 대해 “시간이 걸린다면 기다리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겠다”며 사업을 계속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새 정부의 복합쇼핑몰 규제 움직임에 대해 “실제 규제 사례가 없으므로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만들기와 관련해선 “신세계는 비정규직을 없애기 위해 정부시책보다 앞서서 10년 전부터 노력해왔다”며 “(신세계의) 일자리는 아주 좋은 양질의 일자리이며 다른 유통 업체보다 비정규직이 적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4년 향후 10년간의 비전을 발표하면서 매년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약속했고, 매년 그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올해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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