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63) 이화여대 신임 총장이 지난해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추진과 폐기 과정에서 빚어진 교내 시위와 정유라 특혜입학 등으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재도약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총장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대강당에서 열린 창립 131주년 기념식 및 제16대 총장 취임식을 통해 새 총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이화의 새 총장으로 사회가 이화에 보여준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한다"며 "지난해 아픈 경험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재도약 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최경희 전 총장의 '불통 행정'으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았던 점을 의식한 듯 "구성원 간 신뢰문화가 깊이 자리잡아 물 흐르듯 하는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취임식 마친 직후엔 학생들이 모여있는 ECC야외계단으로 이동해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학교관계자는 “김 총장이 직접 지시해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고시생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빵빵하게 지원하겠다”고 답해 환호를 받았고, 교내 하청노동자들과도 꾸준히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재학생 김모(25)씨는 “총장님의 소통 의지에 감동받았다”며 “모든 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만큼 인내심을 갖고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총장은 학교 역사상 최초로 교수·직원·동창·학생 등 교내 모든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선제 선거를 거쳐 선출된 총장으로, 학생과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날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순간, 취임식장은 학생들의 박수와 함성 소리로 가득 차기도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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