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청와대 발표를 번복하기는 어려웠다”
“장녀 주류 수입, 규제 많아 잘 안 됐다”
“거짓말쟁이 몰아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아”
장녀의 위장전입과 거짓 해명 논란 등에 휩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는 31일 “인사 검증 과정에서 내가 잘못된 정보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후보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본보 통화에서 “강경화 후보자가 지명되기 사나흘 전쯤인 17일께 개인적인 식사자리에서 청와대측 전화를 받았다”며 “강 후보자의 장녀가 위장전입한 집이 누구 소유인지를 나에게 물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 쪽 친척 소유의 집이었던 것 같아서 그렇게 이야기를 전달했고, 이후 청와대 측에서 친척집으로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공식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21일 강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강 후보자의 장녀가 한국으로 전학을 오며 1년간 서울 중구의 친척집에 주소를 뒀다고 밝혔으나 해당 주소지의 전세권 명의자가 이화여고의 당시 교장 심모씨로 확인돼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이 교수는 뒤늦게라도 청와대 발표 내용을 바로잡았어야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 후보자가 북핵 문제 등 외교장관으로서의 준비에 열중하고 있어 경황이 없었다”며 ”또 당시로서는 청와대에서 발표한 내용을 지명자 입장에서 번복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강 후보자 장녀가 세운 주류 수입 회사에 강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부하 직원이 초기 투자금을 출자한 데 대해선 “자세한 과정은 모르지만, 큰 딸이 멕시코 주류 수입에 관심을 둬 아버지로서 함께 시장 조사도 해주는 등 사업에 대해 의논한 적이 있었다”며 “술 수입 하는 게 규제도 많고, 일정 공간 이상의 창고도 갖고 있어야 해서 간단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행동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청문회에서 규명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