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량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고의 사고를 내 보험금을 빼돌린 20대 청년 3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 관악구, 금천구 일대에서 고의로 추돌사고를 내 보험금 1억 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임모(24)씨를 구속하고 신모(23)씨 등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임씨는 갓길 주차 차량 때문에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넘어 가는 차량만 골라 고의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 침범을 한 차량 운전자는 본인 과실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는 약점을 노린 것이다. 임씨는 본인의 차에 공범 4명을 태우고, 중앙선 침범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도로를 찾아 다니면서 1년 7개월간 총 17회에 걸친 범행을 저질렀다. 사고 때마다 약 100만원씩 나오는 보험금은 모두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범행 때마다 가담자를 바꿨다. 임씨의 중ㆍ고등학교 선후배나 동네 친구, 당구장에서 만난 후배 등 30명이 범행에 끌어들여졌다. 이들은 차량을 바꿔가며 사기를 저지르다가, 동일 인물의 잦은 교통사고를 의심한 보험사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법 위반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형사처벌을 받을까 봐 신고하지 않는 운전자들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많다”며 “사고 내용이 부자연스럽거나 의심스러울 때는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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