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31일 한국 땅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해외로 도피한 지 245일 만에, 올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 현지에서 체포된 지 151일 만에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됐다. 23개월 된 정씨의 아들은 귀국길에 함께 오지 않는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소속 검사와 검찰 수사관 등 5명으로 구성된 정씨 호송팀은 이날 오전 4시 8분쯤(한국 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KE926) 편 기내에서 미리 발부된 정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2023년 8월까지 유효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정씨는 이날 오후 3시 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입국 이후 호송 과정에서 송환된 정씨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검찰은 정씨를 일반인이 이용하는 입국장이 아닌 별도의 경로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하고 체포 시한인 48시간 동안 본격 조사를 벌인다. 검찰청 도착 뒤 정씨는 따로 포토라인에 서서 노출되지는 않는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씨의 주된 조사를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맡고, 다른 부수적인 수사는 정씨 호송을 맡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가 담당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적시될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사비리 등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집중 신문을 벌인다. 아울러 삼성으로부터 승마지원을 받게 된 경위 및 정씨가 이 과정에 관여했는지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내달 1일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정씨는 덴마크 검찰이 올해 3월 17일 한국 송환 결정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덴마크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정씨는 법원에서도 송환결정을 내리자 항소를 제기해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24일 돌연 소송을 철회하고 귀국 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본격 재판에 들어간 상황도 정씨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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