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김성민/사진=넥센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신재영 형도 트레이드로 온 거였어요?"
넥센 김성민(23)이 눈을 빛냈다.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선배의 등장은 더 큰 희망으로 다가 온다.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NC에 입단한 신재영(28)은 2013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했다. 당시 1군 등판 기록은 한 번도 없었지만, 넥센은 신재영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넥센의 선택은 정확했다. 신재영은 1군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각종 신인상을 싹쓸이하며 '넥센 트레이드 성공 신화'의 또 하나의 예시가 됐다.
정작 지난 18일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김성민은 '신재영 사례'를 모르고 있었다. 취재진에게 신재영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활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트레이드 후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신재영은 "내가 왜 트레이드가 됐을까"라는 고민에 빠졌던 김성민에게 힘이 돼 주는 '롤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민은 SK가 2017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6순위로 지명했을 만큼 잠재력이 큰 유망주다. 보통 상위 지명된 신인들이 트레이드 대상이 잘 되지 않지만 넥센은 좌완 김택형(21)을 내주고 김성민을 받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김성민은 "이전에 트레이드 관련 기사는 많이 봤지만, 당사자의 기분은 어떨지 생각을 못 해봤다. 김택형은 넥센에서 보여준 게 많은 선수인데 내가 조합이 맞나 싶었다"고 돌아봤다. 김성민은 1군 데뷔 첫 해인 올 시즌 SK에서 구원으로만 10차례 나와 11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6.17을 기록했다.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8순위로 넥센에 입단했던 김택형은 지난해까지 통산 69경기에 나와 6승6패 9홀드 평균자책점 7.82를 기록했다.
넥센은 트레이드에 강한 팀이다. 신재영을 비롯해 김민성(29), 윤석민(32), 박병호(31·로체스터) 등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을 주전 선수로 키워내곤 했다. 김성민은 "'이번에도 (넥센의 트레이드가) 성공을 할까' 싶었다. 불안함 반, 기대 반이다. 김택형과 나를 바꿨을 때 팀에서도 그 만큼 기대를 한 것일 텐데 거기에 부응할 수 있나하는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첫 등판은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지난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그는 이날 4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넥센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볼넷이 3개로 많긴 했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면서 삼성 타선을 묶어 냈다. '넥센발 트레이드 신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장정석(44) 넥센 감독은 "김성민은 당분간 불펜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본 선수"라고 평가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자신감도 붙었다. 김성민은 "팀을 옮기고 나서 첫 등판이라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좀 있었다. 직구 컨트롤이 잘 안 돼 아쉬웠지만, 결과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 고척돔도 처음 경험한 거라 적응이 조금 어렵긴 했다"며 웃었다. 아직은 보여줄 것이 더 많다. 김성민은 "마운드에 서면 '기복 없이 한결 같이 열심히 잘 던지는 선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아직 팬들도 내 이름이 낯설지 않겠나. 김택형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을 테니 나보다 김택형을 더 좋아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씩, 천천히 내 이름을 팬들도 알아갈 수 있게 자리를 잡아가겠다. 그때는 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음지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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