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비행체를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을 실시했으며, 태평양의 상공에서 장거리 ICBM의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ICBM을 대상으로 요격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시험은 향후 북한이 ICBM을 개발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4일 ICBM에 준하는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3년 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 정부 측 안보 담당자들은 최근 들어 북한의 ICBM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에 ICBM급 비행체를 명중시킨 GBI는 3단계로 이뤄진 미국의 본토 방어용 미사일방어(MD) 체계에서 두 번째에 해당한다. 1차로 태평양 해상의 이지스함에서 SM-3 미사일이 적의 ICBM을 격추하는데 실패하면, 알래스카 또는 캘리포니아에서 GBI를 발사해 ICBM을 요격하게 돼 있다.
짐 실링 국방부 미사일방어국 국장은 “해당 요격 시스템은 미 본토 방어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시험은 매우 실질적인 위협에 대응하는 신뢰할 만한 억제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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