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보컬로 유명한 뮤지션 깜악귀가 어느 날 만화방 사장님이 됐다. 망원만방의 임은정 대표가 동업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기투합했다. 과거 만화평론잡지와 만화출판사에서도 일했던 그는 뮤지션이기에 앞서 엄청난 ‘만화 덕후’다. 망원만방과 자매 관계인 신흥만방을 찾았다가 운 좋게 깜악귀를 만났다.
-망원만방과 신흥만방의 전신인 상수동 만화방은 만화카페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기존 만화방과 도서대여점은 20~30대 여성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했다. 그래픽노블이나 단권짜리 여성만화도 들여놓지 않았다. 시리즈로 빌려가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공간으로 꾸민 상수동 만화방이 이런 잠재 수요를 받아 안았다. 이후로 만화카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뮤지션이 주인장이라 배경음악이 좋다고 소문났다.
“독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잔잔한 곡 위주로, 거기에 음악적 가치도 있는 곡들을 틀고 있다. 음량도 들릴 듯 말 듯한 정도다. 만화책을 읽다가 문득 귀 기울였을 때 ‘음악이 참 좋구나’ 하고 느낄 수 있다면 만족한다.”
-요리도 직접 하나.
“요리라고 해봐야 라면 끓이는 수준이니 어렵지 않다. 신흥만방에서 음식은 만화를 볼 때 배고파서 오래 버티기 어려운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갖춰놓은 것일 뿐이다. 음식이든 음악이든 오직 만화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인 숨소리조차 소음으로 느껴질 만큼 조용하다.
“과자를 먹을 때도 바스락거리지 않고 입에서 녹여먹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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