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신태용(47)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은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국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U-20 월드컵 16강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전술을 지시하고 실점 때마다 안타까운 표정을 짓던 신 감독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침착한 표정으로 패배를 받아들였다. 적장인 에밀리오 페이세 감독에게도 악수를 하며 축하를 건넸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도 원하는 목표를 내지 못한 죄송함과 함께 작년 11월 지휘봉을 잡아 반년 가까이 팀을 이끌며 느꼈던 소회도 털어놨다.
신 감독은 일단 “많이 아쉽다. 염원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상당히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전반에 역습 두 방에 두 골을 내준 것이 패인”이라며 "실점을 한 뒤 선수들이 위축 됐다“고 분석했다. 신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투혼을 높이 평가 한다“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신 감독은 이날 투 톱을 가동해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수비적으로 내려서기보다 맞붙을 놨다. 그는 “상대가 우리는 4-3-3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상대 중앙수비 두 명이 제공권은 좋지만 뒤로 빠져 나가는 움직임에 취약점이 있어 조영욱 혼자보다 하승운이 협공하는 것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론적이지만 강 팀을 상대로 좀 더 수비 안정에 중점을 뒀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런 말 하면 욕을 먹을 수 있겠지만 홈에서 하는 경기고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수비 조직에서 실수한 것은 아쉽다. 우리가 세계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 수비 축구를 해서 이기면 좋지만 한국 축구가 더 성장하려면 포르투갈 같은 팀과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이기는 것이 더 발전하는 길 아닌가 생각 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포르투갈 선수 명단을 보면 모든 선수가 거의 프로에서 뛴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K리그에서조차 명단에 못 들어가고 대학에서도 못 뛰는 선수가 많다”며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서 많이 뛰어야 한국 축구가 밝게 쭉쭉 뻗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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