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환경단체 건립 반대 운동나서
동부산관광단지 내 설립되는 돌고래 수족관을 두고 서울과 부산 시민단체들이 건립 반대 운동에 나섰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돌고래를 바다로 부산시민행동’은 부산시청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골드시코리아 인베스트먼트(GKI)는 돌고래 수족관 건설 계획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거제씨월드를 운영하는 중국계 싱가포르인 림치용 대표가 설립, 운영하는 GKI는 2019년까지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에 숙박시설과 돌고래쇼장, 아시아 최대인 1만5,000톤 규모의 수족관 등으로 된 ‘아쿠아 월드’를 완공할 예정이다.
동물, 환경단체에 따르면 거제씨월드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일본 다이지 큰돌고래 16마리, 러시아 벨루가 4마리 등 총 20마리의 돌고래 수입을 강행했고 그간 큰돌고래 6마리를 폐사시켰다. 2015년에는 거제씨월드에서 사육중이던 큰돌고래 5마리를 터키의 돌고래 쇼장에 재반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환경부, 해수부, 시민단체가 참여한 전국 수족관 합동조사에서 시설 미비, 큰돌고래의 정형 행동 등으로 돌고래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은 바 있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그동안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돌고래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4년 정도로 자연에서 30년 이상을 사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며 “지능이 높은 돌고래를 좁은 곳에 가두고 훈련하는 것은 동물학대”라고 말했다.
영국은 이미 1993년에 돌고래 수족관을 폐쇄했고, 프랑스도 수족관 보유 기준을 강화해 수족관 신규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도 정부도 2013년 돌고래 수족관을 금지시킨 바 있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돌고래 전시는 치료회복 과정에서만 허락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있다”며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돌고래 수족관의 신규 건립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한 쪽에서는 돌고래 방류를 위해 힘쓰는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돌고래 쇼장을 건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돌고래 반입을 규제하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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