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오인해 폭행한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이 근무시간에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성매매가 이뤄진 날은 서울경찰청장이 폭행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한 날이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9일 오후 4시50분쯤 은평구 대조동 한 주택에서 16세 여고생에게 20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로 서울경찰청 소속 최모(38) 경위를 붙잡았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 당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고생과 성관계를 마치고 주택을 나서던 중, 근처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주택은 성매매를 한 여고생의 친구 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7일 밤에 발생한 성동경찰서 소속 강력팀 경찰관들이 30대 남성을 보이스피싱 용의자로 오인해 체포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가한 사건을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솔하게 사과하라고 지시했고 정확히 진상을 파악해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물게 하라고 했다”고 사과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불법 채팅 앱을 단속하던 중 우연히 이들의 성매매 약속 사실을 알게 됐다”며 “최씨가 조사 과정에서 경찰 신분임을 밝혔고, 혐의 또한 인정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30일 오후 최씨와 여고생을 불러 추가조사 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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