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수문장 송범근(20ㆍ고려대)의 말투는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송범근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릴 포르투갈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을 하루 앞둔 29일 천안축구센터에서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이제 지면 끝난다. 조별리그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며 “흥분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너먼트부터는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한다. 골키퍼 송범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그는 경북 용운고 시절 상대 승부차기 키커 1,2,3번의 킥을 잇달아 막는 등 특히 승부차기에 강하다. 송범근은 “경기를 계속 뛰다 보면 승부차기에 대한 감이 온다. 승부차기까지 가면 그 감각을 믿고 최선을 다해 막겠다.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비결을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특별한 생각 없이 자신 있게 뜬다”며 차기 전에 감이 오면 한 방향으로 뜬다. 내가 넘어지면 골대니까 (유리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키가 194cm로 장신이다.
송범근은 이름이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과 같아 이번 대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별명도 ‘송붐’이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아버지께서 워낙 차범근 (대회 조직위) 부위원장님을 좋아해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며 “차 부위원장님과 비교되는 게 영광이고 감사하다. 그에 버금가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범근은 ‘차범근 축구교실’에 다닐 때 차 부위원장이 자신을 보면 “우리 송범근이~”라고 따뜻하게 불러줬고 차두리(36)도 “너, 이름이 너무 익숙하다”고 말해줬다는 일화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신용산초등학교 시절 처음에 공격수였다가 골키퍼로 전향했다. 그 과정에 대해 송범근은 “나도 골을 곧잘 넣었다. 그러데 감독님께서 아버지 키(187cm)가 크다는 이유로 골키퍼를 하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싫다고 난리를 쳤는데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미소 지었다.
천안=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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