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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유방암 환자에게 맞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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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유방암 환자에게 맞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될 것”

입력
2017.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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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 호암의학상을 받는 백순명 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은 최소한 4개의 다른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유방암 치료도 종류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다음 달 1일 호암의학상을 받는 백순명 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은 최소한 4개의 다른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유방암 치료도 종류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2000년 여성 인구 10만 명당 26.3명이던 유방암 환자수는 2013년 79.8명으로 13년 만에 3배나 훌쩍 뛰었다(한국유방암학회). 이처럼 유방암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여성암이다. 다행히 조기 검진율이 높아져 완치 환자가 늘고 있지만 다른 암과 달리 5년 뒤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아주 까다로운 암이기도 하다.

치료가 까다로운 유방암을 정복하기 위한 연구에 천착하고 있는 백순명(60) 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연세의생명연구원장)가 호암재단(이사장 손병두)이 주는 ‘제27회 호암상 의학상’을 받게 됐다. 백 교수는 다음달 1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장과 메달(순금 50돈), 상금 3억원을 받는다.

백 교수는 “유방암은 한 가지 질환이 아니라 최소한 4개의 다른 질환이라고 볼 수 있어 치료법이 다르고 까다롭다”며 “이에 따라 유방암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모든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유방암도 조기 발견하면 치료가 쉽기에 너무 겁먹지 말라는 것이 백 교수의 말이다. “유방암이 비록 여성암 가운데 갑상선암에 이어 2위일 정도로 흔하지만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지요. 가족 가운데 유방암을 앓은 사람이 있는 여성은 어릴 때부터 관리와 예방이 중요합니다.”

백 교수는 “요즘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가 의료계 화두인데 암 종류별로 정밀의료 로드맵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백 교수의 대표적 업적은 유방암 환자의 20~25%에서 나타나는 인체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유전자가 유방암 환자의 나쁜 예후인자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를 통해 HER2 유전자를 없애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을 수술 후 추가 사용함으로써 유방암 재발을 5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임상시험(NSABP B-31)으로 입증했다.

그는 또한 유방암 예후와 관련되는 21가지 유전자를 추려 재발 가능성을 수치로 보여 주는 ‘온코타입 Dx’(Oncotype Dx)라는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 유방암 환자의 60%정도를 차지하는 ‘에스트로겐호르몬수용체(ER)+, 인체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유방암 환자는 부작용이 많은 항암화학요법을 꼭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즉, ER+, HER2- 유방암 환자는 항암화학요법을 쓰지 않고 호르몬 치료만으로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온코타입 Dx는 미국에서 유방암 치료의 표준으로 채택돼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50만명의 유방암 환자가 항암화학요법을 불필요하게 쓰지 않아도 됐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임상 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2004년 판에 실렸고,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다. 백 교수는 이 연구로 유방암 분야의 최고 권위 있는 ‘코멘 브린커 상’(2010)을 받았다.

백 교수는 198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타운대 의대 교수, 미국 국립유방암임상연구협회 병리과 과장, 삼성암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삼성최고의과학자상(2009), 연세의학대상 학술상(2011) 등을 수상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백순명 교수
백순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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