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후기 청주읍성과 상당산성의 모습을 그림을 통해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궁중기록화 명인인 박효영(59)씨는 29일 이승훈 청주시장을 찾아 조선 후기에 제작된 청주읍성도와 상당산성도를 본뜬 세밀화 2점을 청주시에 기증했다.
박씨가 재현한 청주읍성도와 상당산성도는 전남 구례 문화 류(柳)씨 고택인 운조루에 소장된 원본을 그대로 모사한 것이다. 18세기~19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본은 조선 후기 청주읍성과 그 주변, 상당산성과 인근 낭성면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역사적·지리적 사료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 류씨 조상이 후손에게 물려준 것으로 보이는 이 두 그림은 개인 소장품이어서 청주시민이 접할 수 없었다.
이승훈 시장은 지난해 5월 “옛 청주의 모습을 시민들이 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류씨 문중 설득에 나섰다. 양측은 3개월 간의 협의를 거쳐 두 그림의 모사화를 2점씩 만들어 구례군과 청주시에 각각 비치하기로 약정했다.

박씨는 완벽한 모사를 위해 작년 8월부터 10여 차례 운조루를 방문해 원본과 대조하며 모사화를 제작했다.
주로 청주에서 활동하는 박씨는 지난해 문화재청의 요청으로 경복궁 수라간의 ‘소주방 벽화’를 복원하는 등 궁중기록화 명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청주시민으로서 청주의 역사를 밝히고 알리는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모사화에 담긴 글씨는 서예가 이희영씨가, 족자 표구는 충북도무형문화재 제7호인 홍종진 배첩장이 각각 재능 기부로 쓰고 만들었다.
청주시는 기증받은 청주읍성도·상당산성도 모사화를 문의문화재단지에 전시해 시민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할 참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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