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증식, 2007년 증시 활황 덕분
맞벌이에 늦둥이라 재산 여기까지”
월 자문료 1,000만원 받은 일엔
“떳떳하진 않지만 회사가 책정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국정원 재직 당시인 2007년 1년 새 재산이 6억원가량 증가한 데 대해 증시 활황과 부동산값 상승 덕이라고 해명했다.
서 후보자는 29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007년 재산 급증 경위를 묻는 질문에 “6억원 증식분 중 4분의 3인 4억5,000만원 정도가 집 근처 은행에서 들었던 예금 형태 펀드 상승분”이라며 “2007년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가장 활성화돼 있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증가분(1억5,000만원)은 부동산 공시지가가 오른 데 따른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이어 “6억원 증가는 하지만 장부상의 숫자일 뿐이고 3개월 뒤에는 2억원이 줄었다”며 “그 과정 속에서 제가 한 경제행위는 없고 주식시장 증감에 따라 늘고 준 것”이라고 했다.
서 후보자는 그러나 경위와 상관없이 35억여원의 재산 자체가 국민 다수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자세를 낮췄다. 그는 “최근 어려운 경제 사정이나 취업난 등으로 인해 괴리감과 거부감도 있을 것이란 점을 잘 안다”며 “아내가 20여년 약국을 경영했고 저도 30년 이상 직장 생활을 했는데, 맞벌이를 하면서 그다지 쓸 기회도 없었고 아이도 결혼 18, 19년 만에 낳았다. 양육비나 교육비가 안 들었고 열심히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소명했다.
배우자가 공시지가 23억여원어치 상가 점포 6곳을 보유하며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공직자 부인이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서 후보자는 “생활이나 노후 수단으로 할 수 있는데, 정도의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이 의원이 ‘그러면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냐’고 다시 묻자 그는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얼버무렸다.
퇴직 뒤인 2012년 KT스카이라이프 비상근 전문임원으로 일할 당시 월 1,000만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받은 일과 관련해선 “제가 요구한 적이 없고 회사가 알아서 책정한 것”이라며 “북한 진출을 오랫동안 준비해 온 KT스카이라이프에 나름대로 충실한 자문을 했었다”고 밝혔다. 1975년 6월 입대했다가 7개월 만에 전역한 일에 대해서도 “생계 유지를 위한 의가사 제대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입대 뒤 알았고 적법한 절차와 사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한민국 남자로서 병역 의무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만큼 끝까지 마친 분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송함은 있다"고 덧붙였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성지원 인턴기자(고려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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