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 운동과 제암리 사건 등을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1875∼1948) 미국 UPA통신(미국 UPI통신의 전신) 특파원의 가옥인 ‘딜쿠샤’가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1923년 테일러가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지어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살았던 건물인 딜쿠샤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딜쿠샤는 힌디어로 ‘이상향’ ‘희망의 궁전’을 뜻한다. 문화재청은 “붉은 벽돌로 지은 총면적 624㎡의 완전한 서양식 2층 대저택으로 건축적 가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청사 구관’ ‘경기도지사 구 관사’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 석고상’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 됐다. 경기도청사 구관과 경기도지사 구 관사는 1963년 경기도청을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지었다. 경기도청사 구관은 1세대 현대 건축가인 김희춘과 나상진이 함께 설계했으며, 1960년대 모더니즘 디자인의 정수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지사 구 관사는 설계자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김희춘과 나상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 석고상’은 한국 현대조각가 1세대이자 가톨릭 조각 선구자인 김세중(1928~1986)의 대표작이다. 1839년 기해박해 당시 순교한 김효임(골룸바)ㆍ김효주(아녜스) 자매를 조각한 작품으로 1950년대 한국미술사의 한 양상을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던 ‘천주교 진산 성지성당’ ‘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고령 관음사 칠성도’ ‘천로역정’ ‘조선요리제법’을 등록문화재 제682~686호로 등록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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