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Stewardship Code)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정책으로 기업들이 배당 확대와 같은 ‘친주주’ 행보에 나설 유인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후 배당주의 투자 매력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데에 상당히 인색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 상장사들의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17%다. 순이익이 100원이라면 현금으로 지급한 배당금 총액이 17원이이라는 의미다. 이는 전 세계 평균(4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속속 도입하면 기업의 배당성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서양의 집사(스튜어드)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것처럼 기관 투자자도 기업이 주주 이익과 동떨어진 의사 결정을 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강제하는 일종의 지침서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자는 기업의 지속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의 이익 극대화가 가장 중요한 만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 이 경우 기업 경영진 역시 총수 일가만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펴기 어려워진다. 이 제도를 도입한 영국, 일본, 캐나다에서 공통적으로 배당이 증가한 것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에 적극 부응했기 때문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신흥국 수준(33%)으로만 올라가도 코스피 3,000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에 앞으로 배당수익률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당주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기업을 눈여겨볼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국민연금이 올해와 내년에 국내 주식에 20조원을 더 투자하기로 한데다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산업재, 경기관련 소비재, 정보기술(IT)업종은 상대적으로 연기금 지분율이 높으면서 배당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으면서 잉여현금흐름이 많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스코, 네이버 등이 이에 해당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