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노선도 적용 가능성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비행기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국제선 항공기 객실에 노트북 컴퓨터 반입이 금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항공산업의 표준역할을 하는 미국이 현재 이슬람권 일부 노선에 적용 중인 이 조치를 모든 국제노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을 오가는 모든 국제선 항공기 객실에 휴대용 랩톱(노트북) 컴퓨터 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켈리 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항공 보안수칙 강화에 랩톱의 모든 기내반입 금지까지도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켈리 장관은 이어 “테러리스트들은 비행기를 떨어뜨리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특히 미국 항공기에 대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3월부터 폭발물 내장 위험을 이유로 요르단과 이집트 터키 등 중동ㆍ북아프리카 이슬람권의 8개국, 10개 공항에서 출발한 미국행 항공기 객실에 랩톱과 태블릿PC 등 스마트폰보다 큰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전자제품 기내반입 금지를 유럽 노선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업계 반발로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의 영국 맨체스터 테러 등 위협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 국제노선에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비행기에서도 노트북 등을 소지한 채 탑승이 불허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항공업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주요 항공사의 상호 연관성을 감안하면 미국의 조치는 세계 대부분 국가와 항공사에도 비슷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미국이 이슬람권 항공편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한 직후 영국도 비슷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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