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활성화로 짜인 편성표에 맞춰 TV 프로그램 등을 시청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장르의 동영상을 시청하는 패턴이 자리 잡혔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조사 결과 한국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주로 심야 시간대 시청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국가별로 시간대별 시청 일과에 대한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미디가 오전 시간대에 즐겨보는 장르가 아닐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전 6시경 <보잭 홀스맨>, <풀러 하우스>, <제인 더 버진>과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은 타 시간대 대비 34%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가 TV 시청 일정을 자유롭게 계획하면서 점심시간에도 몰아보기가 가능해졌다.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나르코스>, <셜록>을 포함한 드라마 시청 비율이 전 세계 시청량의 절반 가까이(4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는 특히 낮 시간대 시청 비율이 타 국가 대비 2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회사원들은 극심한 교통체증 등 일상의 지루한 순간들을 <하우스 오브 카드>, <슈츠> 등으로 극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오전 9시 넷플릭스 시청률은 타 국가 대비 82% 더 높았으며, 이는 퇴근시간인 오후 5시경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저녁 시간대에는 예상대로 <기묘한 이야기>와 <브레이킹 배드> 같은 스릴러가 주로 시청됐으며, 스릴러 장르의 전 세계 시청률은 저녁 9시경 27%나 상승했다. 하지만 잠들기 직전에는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 <데이브 샤펠>과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나타나 하루의 시작과 끝은 코미디가 함께 했다.
전체 시청에서 자정과 오전 6시 사이의 시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였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전체의 무려 21% 시청이 이 시간대에 이루어졌다. 이런 야행성 시청자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은 의외로 <앱스트랙트>, <살인자 만들기>, <살아있는 지구>와 같은 다큐멘터리였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해당 장르의 시청률이 이 시간대에 24% 증가한 것으로 비추어 볼 때, 수준 높은 콘텐츠와 배움에 대한 열정은 한밤중까지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디 홀랜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부사장은 “이전까지 TV 시청이 편성표를 중심으로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 그 반대가 된 것”이라며 “넷플릭스는 소비자들에게 자유로운 시청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들이 편성표라는 시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생겨나는 새로운 시청 행태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편 TV 시청이 편성표가 아닌, 시청자 중심으로 맞춰짐에 따라 최고 시청 시간대도 국가별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었다. 인도의 최고 시청 시간대는 오후 5시로 다소 이른 반면,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최고 시청 시간대는 저녁 10시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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