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약 투입한 수액 빨아먹게
산란 전 성충 90% 이상 방제

해바라기가 과수농가와 산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갈색날개매미충을 잡는 방제식물로 떠올랐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해바라기를 기주식물(초식성 곤충과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식물)로 이용해 갈색날개매미충의 성충을 유인, 방제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등과 함께 ‘돌발해충’으로 분류되는 갈색날개매미충은 일반 산림은 물론 감, 산수유, 블루베리, 복숭아, 사과나무의 수액을 빨아먹고 열매에 배설물 흔적을 남겨 과수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2011년 국내 첫 발견 이후 피해가 급증, 충남도내 피해면적이 2015년 1,465㏊, 2016년 1,759㏊로 늘었다. 올해 부화율도 역대 최대치인 94.6%로 조사됐다.
최근 수년간 겨울철 기온이 포근해 부화에 좋은 조건이 형성된 데다 천적이 없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는 2011년부터 방제에 나서고 있으나 화학방제의 한계로 발생면적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2013년부터 광범위한 지역에 일시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밖에 없는 화학방제를 보완방안으로 트랩식물을 이용한 유인 방제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도 농기원은 피해가 가장 심했던 공주와 예산에서 5년간 실험 끝에 해바라기가 갈색날개매미충이 가장 좋아하는 기주식물임을 밝혀냈다. 해바라기 가지는 일반 나무보다 목질이 훨씬 부드럽고 수액 당도가 높아 갈색날개매미충을 유인하는 식물로 활용했다.
갈색날개매미충 발생포장 주변에 해바라기를 1m 간격으로 심은 뒤 침투성방제약을 투입할 경우 수액을 빨아먹은 벌레의 90% 이상을 죽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화학약제를 사용하는 농가부터 유기재배 농가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 농기원은 올해 해바라기를 이용한 유인방제 기술에 대한 농가실증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을 보완해 내년 전 시ㆍ군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최용석 작물보호팀장은 “현재 개발된 기술은 산란 전 기간에 국한된 기술이지만 추후 산란 기간에도 유인할 수 있는 트랩식물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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