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을 확정한 김우현/사진=K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군 제대 후 우승 공식이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를 관통하는 큰 줄기로 자리 잡고 있다. 제대한 지 9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우현(26ㆍ바이네르)이 아내에게 우승컵을 선물할 꿈에 부풀었던 새 신랑 이태희(33ㆍOK저축은행)를 제치고 개막전 우승자인 맹동섭(30ㆍ서산수골프앤리조트)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전역 후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우현은 전북 장수의 장수골프리조트 사과ㆍ나무 코스(파72ㆍ7,050야드)에서 끝난 KPGA 2017 카이도 드림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때렸다.
나흘간 합계 10언더파 278타가 된 김우현은 극적으로 이태희와 동타를 이뤘다. 이태희의 다소 어이없는 실수 때문이었다. 마지막 18번 홀(파4)을 남겨두고 2타 차 앞선 이태희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이 홀에서만 3퍼트를 하며 더블 보기를 작성했다. 4타 차 여유로운 선두로 마지막 날에 임한 이태희는 결국 이날 2타를 잃고 연장전으로 끌려들어갔다.
스스로도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혹시나 기회가 있을까 했는데 보기를 범해 그냥 단독 2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할 만큼 마음을 비웠던 김우현으로선 뜻밖의 기회에 연장전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칠 수 있었고 이태희를 제압하는 원동력이 됐다.
티샷부터 세컨드 샷까지 공격적으로 쳤고 대역전에 마침표를 찍는 약 6m 거리의 버디 퍼팅은 과감함 그 자체였다. 그는 경기 후 "날아갈 것 같다. 달리 할 표현이 없다"며 "전날도 이태희 프로와 같이 쳤는데 샷이 워낙 정확해 언더파를 12개보다 못 치면 힘들겠다고 여겼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우현은 2014년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과 보성CC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지난 2년간은 그린 위를 떠나있었다. 가장 잘 나가던 전성기에 돌연 입대를 선택했다. 작년 8월 전역하고 돌아온 김우현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올해 4경기에서 컷 탈락을 2번이나 했다. 나머지 2개 대회에서도 공동 59위와 공동 62위로 부진했다.
그런 그를 바로 잡은 건 아버지의 한 마디다. 김우현은 "최근 샷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아버지께서 '이틀만 치고 마음 편히 경기하고 돌아와라'고 농담하셨는데 마음을 비운 덕분인지 오히려 경기가 잘 풀렸다"고 했다.
김우현은 골프 인생에서 아버지를 빼놓을 수 없다. 김우현의 아버지 김원길 씨는 각별한 아들사랑으로 유명하다. 제화업체 바이네르를 운영하는 그는 아들에게 "우승하면 대회를 열겠다"고 약속했고 2014년 5월 아들이 첫 우승하자 그해 8월 바이네르 오픈을 개최했다. 김우현은 "아버지께 예전처럼 남자 대회를 개최해주라고 말씀 드려보겠다"고 웃으면서 "앞으로 큰 경기에서 우승하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5년 대상 수상자로 지난해 12월 결혼한 이태희는 퍼팅 난조에 발목이 잡혔다. 특히 2m 내외의 짧은 거리 퍼트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2015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던 넵스 해리티지 이후 2년만의 정상 등극 기회를 놓쳤다.
대회 공동 3위는 선두에 1타 뒤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최진호(33ㆍ현대제철)과 이상엽(23ㆍJDX), 윤정호(26ㆍ파인테크닉스)에게 돌아갔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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