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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늙고 돈줄 마르고…日 야쿠자 야마구치 3개 파로 분열

입력
2017.05.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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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야마구치파에서 ‘닌쿄’ 분파

조직 간 싸움 우려로 경찰 긴장

폭력배 40% 이상이 50세 넘고

감시 많아 사무실 임대도 힘들어

일본 최대 조직폭력단인 야마구치파 조직원들의 모습. 뉴스1 자료사진
일본 최대 조직폭력단인 야마구치파 조직원들의 모습. 뉴스1 자료사진

일본 최대 폭력조직인 야마구치(山口) 파가 분열을 거듭하면서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2년 전 야마구치파 내분 사태로 고베야마구치(神戶山口)파가 등장했는데 최근 이 조직마저 두 개로 쪼개졌다. 야마구치의 명맥을 잇는 조직이 3개로 갈라졌고, 배신자를 응징하겠다는 폭력사태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일 새벽 효고(兵庫)현 고베시 중심가에선 건장한 남성 한 명이 10여명에 둘러 싸여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결과 피해남성은 최근 고베야마구치파를 이탈한 신흥조직 대표인물의 보디가드인 것으로 밝혀졌다. 상대 측이 ‘언제든지 반란 조직의 두목을 제거할 수 있다’는 위협 신호를 보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23일에는 오사카부경(大阪府警) 수사관 30명이 처음으로 고베야마구치파 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일도 벌어졌다. 야마구치파가 3개로 분열하면서 야쿠자들 간 전쟁과 이들을 일거에 체포하려는 경찰 추적이 긴박하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고베야마구치가 내분을 겪고 있는 사실은 지난 4월 30일 효고현 아마가사키(尼崎)시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닌쿄(任俠ㆍ사내답고 용감함) 단체 야마구치’ 결성 모임을 공개하고 오다 요시노리(織田絆誠)라는 인물을 대표로 내세웠다. 질문을 받지 않는 조건에다 방송국 카메라는 허용되지 않았다. 대표는 고베야마구치파의 총두목인 이노우에 구니오(井上邦雄) 휘하 2인자였던 사람이다. 본명이 김 요시노리(金禎紀)로 재일한국계로 추정된다고 일본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독립 이유는 상납금 문제와 총두목의 조직원 편애로, 앞서 고베야마구치파가 야마구치파에서 이탈할 때 내세운 이유와 거의 같았다.

결국 이런 분열은 야쿠자 세계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본원적 문제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여기에 당국 감시와 제도적인 규제가 꾸준히 강화되면서 폭력단의 일상 생활을 조여 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전체 조직원은 감소하고 있다. 법상 ‘특정항쟁지정폭력단’으로 규정되면 사무실에 접근하거나 5명 이상 모이기만 해도 바로 체포할 수 있다. 새로 이탈한 조직이 두목은 없으며 평등한 친목상조회를 표방한 배경도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야쿠자 숫자 감소에는 고령화 현상도 한몫한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경찰당국은 2015년 말 전국 폭력단원 약 2만100명 중 50대 이상이 40%를 넘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60대ㆍ70대 이상만 21.1%에 달했다. 2006년과 비교하면 20대 조직원은 12.6%에서 4.7%로, 30대는 30.6%에서 20%로 줄어들었다. 거대 조직의 한 산하 두목은 “지병도 있고 기력이 쇠해 당장 은퇴해 편히 살고 싶다”며 “옛날에는 조직에서 출세하면 좋은 차 타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폭력단 규제로 휴대전화 계약이나 상업지역 내 사무실 임대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샌들을 신고 경차를 타는 두목도 있다고 한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등에 문신을 새긴 일본 폭력조직 단원. AFP 뉴스1 자료사진
등에 문신을 새긴 일본 폭력조직 단원. AFP 뉴스1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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