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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재건하나

입력
2017.05.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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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라덴 아들 함자 “준비하라”

IS 세 약화 규합 기회로 삼아

오사마 빈 라덴.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사마 빈 라덴.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1년 9ㆍ11 테러의 주모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이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재건을 모색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 함자 빈 라덴은 지난 13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웹 사이트에 “이슬람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라”는 육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앞서 함자는 지난해 7월에도 ‘우리는 모두 오사마’라는 제목의 음성 메시지를 유포, 미국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공격으로 힘을 잃고, 라이벌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그늘에 가려 주춤했던 알카에다를 부활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WP는 “20여년 전 서방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테러조직 내에서 불길한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육성 메시지”라며 “죽은 테러리스트가 그의 아들을 통해 부활한 듯하다”고 언급했다.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군 특수부대와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합동작전에 의해 사살됐다.

함자는 최근 IS의 세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테러리즘 분석가들은 “IS에 불만을 가진 이들과 전세계 동조자들을 끌어모으려 하고 있다”며 “지하디스트들에게 알카에다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자는 빈 라덴의 자녀 20명 가운데 15번째로 태어났다. 빈 라덴을 많이 닮았으며,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야망을 지녔던 것으로 전해진다. 빈 라덴 가족을 잘 아는 한 지인은 “함자는 아주 총명하고 영리했으며, 전장에서 벗어나 있기를 바랐던 부모의 생각과는 달리 조직에 합류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카에다 운영 방식에 있어서 그는 아버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략적 타깃을 설정하고 신중히 계획된 테러를 선호했던 빈 라덴과 달리, 함자는 젊은 용병들을 향해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공격을 실행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함자는 13일 음성 메시지에서 “화기를 확보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며 “어떤 무기를 들더라도 미국, 유럽, 친서방 무슬림을 향한 공격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촉구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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