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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마이크 후련합니다”

입력
2017.05.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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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인수위, 시민 목소리 경청

사시 존치 등 다양한 의견 나와

이종배(오른쪽 두 번째)씨 등 시민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국민인수위원회 ‘국민마이크’ 무대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제안하고 있다.
이종배(오른쪽 두 번째)씨 등 시민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국민인수위원회 ‘국민마이크’ 무대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제안하고 있다.

2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 문재인 정부의 국민참여기구인 국민인수위원회가 마련한 ‘국민마이크’ 무대에서 약 5분간 발언을 마치고 내려온 이종배(40)씨는 “후련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씨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법시험 존치’를 제안했다. “누구도 우리 얘길 들어주지 않아서” 지난 4일 양화대교 꼭대기에 올라가 고공농성까지 했다는 그는 “이런 자리가 생길 줄 알았다면, 한강다리엔 안 올라갔을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국민마이크는 이씨처럼 정책 제안이나 불만 사항이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행사로, 이날 처음 열렸다. 28일 국민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부터 ‘국민인수위원’을 자처한 시민 수백 명이 세종로공원의 ‘광화문1번가’ 부스를 찾아 다양한 목소리를 전했고, 이중 시민 약 30명은 오후 7시부터 진행된 국민마이크 행사 무대에 직접 올라 발언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비롯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철회, 동성애 군인 처벌 반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재개 및 확대 등 내용도 다양했다.

참가자 반응은 호평일색. ‘국민청원권 회복’을 건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박흥식(70)씨는 “여러 대통령을 봐왔지만, 시민 목소리를 듣겠다는 자세 하나만큼은 역대 최고”라며 새 정부의 소통 의지에 ‘합격점’을 줬다. 직장인 김신영(31)씨도 “얼마나 실행이 될진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먼저 소통을 위한 ‘멍석’을 깔아줘 고맙다”고 했다.

‘멍석’을 직접 깐 청와대는 더 놀란 모습이다.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민마이크가) ‘현대판 신문고’ 성격이라 개인 민원이 주를 이룰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정책 제안이 많아 놀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접수된 시민들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인수위 관계자는 “접수된 내용의 처리 진행 과정 또한 투명하게 공유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마이크 행사는 7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글·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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