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계엄군, 여성 성폭행해도 된다” 또 반인권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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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계엄군, 여성 성폭행해도 된다” 또 반인권적 발언

입력
2017.05.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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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내린 필리핀 민다나오 섬

반군과 교전 민간인 등 85명 사망

마라위 지역 SNS 검열까지 추진

인권 침해 우려에 민심 이반 조짐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과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마라위 지역에서 정부군이 순찰하고 있다. 마라위=로이터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군에게 여성을 성폭행해도 좋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에 대한 계엄군의 소탕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민심이반 조짐도 관측된다.

28일 AFP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26일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 마라위 지역을 찾았다. 그는 IS 추종 반군 소탕에 투입된 장병들을 만나 “이번 계엄령의 결과와 파장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지겠다. 여러분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그는 이어 “나는 여러분을 위해 감옥에 갈 것이다. 3명을 성폭행한다면, 나는 내가 했다고 말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장병들이 3명의 여성에 대해서는 성폭행을 해도 대통령 자신이 면죄부를 주겠다는 뜻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필리핀 인권 단체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펠리 키네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지부 부대표는 “소름 돋는 말이다. 두테르테 정부가 민다나오 군인들의 민간인 학대에 눈을 감는 것도 모자라, 권장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성폭행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대선 경선 연설 도중 “필리핀 감옥 폭동으로 살해된 아름다운 호주 선교사를 성폭행(강간)하고 싶었다”고 밝혀 도마에 올랐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변인 에르네스토 아베라는 “대통령은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오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지 한 교민은 “부정부패에 고통 받던 국민 상당수가 마약 등 범죄와의 전쟁을 벌인 두테르테를 지지했지만 끊이지 않는 막말에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계엄령 선포 6일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군에 따르면 이날 현재 마라위 지역에서 민간인 19명이 추가로 사망, 전체 사망자는 최소 8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중 군인은 13명, 경찰은 2명이며 무장반군은 51명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평화협상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교전은 격렬히 이어지고 있다. 당초 주말께 대화재개 움직임이 있었지만 반군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무산됐다. 정부 측은 “평화를 이루기 위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군은 반군이 민간 주택 등에 숨어 있어 완전한 소탕엔 일주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스티투토 파딜라 필리핀군 대변인은 “반군들이 항복을 거부하고 있다”며 “도시를 깨끗하게 하고 상황을 더 빨리 진압하기 위해 외과수술적인 공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계엄령이 선포된 민다나오 섬 마라위 지역에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열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여성 정당인 가브리엘라는 성명을 통해 “여성과 어린이들은 군사적 학대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계엄령 하에서 인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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